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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Story

클라비코드

by 정마에Zeongmae 2018.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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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비코드 (Clavichord)는 건반을 치면 금속봉(탄젠트, Tangen)이 현을 때려서 소리가 나는 구조의 바로크 시대 건반악기입니다. 이 악기는 음은 약하지만 소리의 강약(dynamics)이라는 점에서는 섬세하고, 나름 음영이 풍부한 표현이 가능했습니다. 클라비코드는 주로 독일에서 애용되었고, 실내에서 독주나 소규모 합주 음악에 한해서 사용이 되었습니다. 

    바흐 당시에는 아직 피아노라는 악기가 널리 보급이 되지 않았고, 불안한 악기였습니다. 바흐는 포츠담에서 딱 한번 피아노를 본 적이 있었는데 피아노에 대해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오르간 음악을 제외한 그의 키보드 음악들은 클라비크드나 하프시코드에 의해 연주될 것을 염두에 두고 작곡된 것입니다.



   6개의 파르티타(Partita) BWV825~830는 바흐 키보드 모음곡들 가운데서도 백미로 맨 처음 출판된 곡입니다(1726년에서 1731년 사이, 거의 한 해 한 곡씩). 다시 1731년에 <클라비어 연습> 제1부로 한데 묶여 출판되었죠. 클라비어 연습은 <이탈리아 협주곡>, <프랑스 모음곡>으로 알려진 나단조 파르티타, <골드베르크 변주곡>에 주옥같은 오르간 작품들까지 담은 기념비적 작품집입니다. 여기서 바흐의 초기 형식 및 텍스처 실험이 화려하게 꽃핀 것을 볼 수 있으며, 갈랑 가락과 화성반주에 점점 높은 비중을 두어가는 모습이 역력히 드러납니다. 

    바흐의 모음곡은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여 매우 중요한 형식으로, 16세기와 17세기를 거쳐 18세기에 이르러서 예술적 아름다움이 극치에 다다랐습니다본래 파르티타 이탈리아어로 변주곡을 뜻합니다. 그러나 작곡 당시 독일에서는 모음곡의 뜻으로 쓰여졌습니다.

   바흐의 파르티타는 춤곡 이외의 곡을 자유로이 배치하여 모음곡의 형태를 취하면서도음악 자체가 지니고 있는 서정적이고 상쾌한 흐름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화려한 기교를 요구하지는 않지만 연주하기에 쉽지 않은  이 곡은 파격을 구사하지 않아 안정되게 진행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는 바로크 음악의 정수입니다.


   파르티타 2번(Partita No.2 in C major, BWV826)


   바흐의 파르티타 6곡 중 선율이 가장 아름다운 제2번 BWV826은 다소 우울한 느낌이 있는 진지한 흐름이 인상적인 곡입니다예비악장인   신포니아(Sinfonia) 모음곡 형태에 임의로 추가된 론도(Rondeau), 카프리치오(Capriccio) 첨부되어 Sinfonia, Allemande, Courante, Saranande, Rondeaux, Capriccio 구성으로새로운 악장 형태와 다양한 기법의 사용으로  조성(c 단조)안에서 이뤄낼  있는 다양한 표현 가능성을 선보이는 곡입니다개인적으로는 전 6곡의 파르티타 가운데에서도 선율미가 가장 아름다운 파르티타라 생각됩니다. 다소 우울한 느낌을 담고있는 이곡은 진지한 음악적 흐름이 인상적으로 가슴에 와 닿습니다. 


   느리고 묵직하게 시작하는 1곡 신포니아는 이탈리아식 서곡이라는 의미를 지니지만 그 음악의 전개양상은 여기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신포니아는 그라베 아다지오-안단테-알레그로 푸가로 짜여져 있으며 심각한 아다지오의 시작 부분이 감정을 추스리게 합니다. 츰 빨라지면서 온화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펼치다가다시 감상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등 자유롭고 다양하게 전개됩니다그리고 마지막 부분의 푸가는 대위선율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유롭고 평온한 2곡 알레망드는 중후하고 사려 깊은 분위기를 풍기는 안정적인 곡으로 무곡의 틀을 벗어나 음악자체로 양식화된 느낌을 줍니다.

   빠른 속도의 춤곡에서 유래한 3곡 쿠랑트는 상쾌하고 명랑한 기분을 고양시키는 선율이 리듬감 있게 전개되어 입체적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합니다.

   중후한 느낌을 주는 4곡 사라방드는 아다지오 악장의 선율처럼 느리게 속삭이는 듯 차분하고 그윽하게 다가와 깊은 사색을 유도합니다감정을 천착시키는 영혼의 선율이라 할 정도로 그윽함을 풍기는 악장으로 제1곡의 중간 부분인 안단테를 변형시킨 느낌이 들며,  은밀한 속삭임처럼 차분한 선율이 일품입니다.

   주선율이 두 번 제시되고 그 사이에 자잘한 선율이 바삐 나타났다 사라지는 형태의 5곡 론도는 가슴이 일렁일 정도로 들뜬 분위기 속에 흥겨운 리듬감이 특징입니다. 다소 느리게 연주해도 멋있는 곡이라 생각되는 곡입니다.

   마지막곡인 카프리치오는 지그처럼 피날레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데, 여기서도 상큼한 감정의 전환을 느끼게 한다. 역동적 유쾌하고 변덕스런 느낌의 작은 기악곡이라는 말뜻처럼 역동적이고 야성적으로 느껴지는 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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