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의 힘
하나의 물체에서 진동이 일어나 다른 물체로 에너지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두 진동체의 고유 주파수가 일치하여 두 진동체의 힘이 합해지면 진동 폭이 증가하여 파동에너지가 커지면서 더 큰 힘을 발휘하는데 이것이 ‘공명의 힘’이다.
공명은 소리치유에 있어 치유의 힘을 배가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인간의 간이 제대로 동작하지 못할 때, 바이올린을 통하여 간의 공명 주파수를 보정하여 간 기능을 회복시킨 사례가 있다.(Goldman, J. (2008). The 7 Secrets of sound healing. New York: Hay House, Inc.)
이런 공명현상은 여러 실험을 통해서도 많이 볼 수가 있는데, 한 방송에서는 가수의 고음으로 와인잔을 깨는 실험이 있었다. 이것은 가수의 목소리와 와인잔이 가진 고유의 진동수가 같아지면서 진폭이 커지게 되어 소리의 파동이 유리잔 고유의 진동에너지 구조를 견디지 못해 깨지는 것이다. 높은음일수록, 큰 소리일수록 많은 에너지를 갖게 되어 파동에너지도 커지기 때문이다.
1831년 영국에서는 지나가는 군인들이 행진하는 박자가 현수교 다리의 진동수와 일치해 무너진 적이 있고, 2000년에는 런던의 ‘밀레니엄 다리’가 개막식에 참석했던 2,000여 명의 행인들이 함께 발을 맞추기 시작하자 공명현상이 일어나 심하게 흔들려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되었고 다리는 즉각 폐쇄되기도 했다.
1940년에는 워싱턴 주에 있는 타코마 브리지가 다리의 진동수와 바람의 진동수가 일치하는 공명현상으로 무너진 사례도 있다. 이 다리는 토네이도에도 견딜 수 있는 강도로 설계되었었다.
성균관대 건축공학과 이동근 교수의 연구결과를 보면 육교를 지나다니는 행인이 발을 맞춰 걷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육교가 흔들리는 폭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소리도 발맞추기를 한다. 마이크로 들어간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나오고 다시 마이크를 통해 들어가, 그 둘이 발을 맞추기 시작하면 찢어질 듯한 고음이 끊임없이 이어져 나온다. 이를 ‘오디오 피드백’이라고 한다.(한국일보 2005-07-06, [뉴스 속의 과학] 발맞추기 '共振'이 부른 붕괴. 김주환 연세대 토목공학과 연구교수)
위의 예로 보듯이 소리가 크거나 세기가 강하다고 해서 물체가 파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작은 소리도 우리 인체에 공명이 일어나게 되면 인체를 파괴하기도 하고 치유할 수도 있다는 원리를 알 수 있다.
진동수와 진폭이 클수록, 높은음, 큰 소리일수록 파동에너지가 커져 공명이 크게 일어난다. 공명을 이용하면 악기 소리도 크고 아름답게 울리며 깨끗한 음이 나게 된다. 그래서 공명을 이용한 음악은 소리 치유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의 전통적인 사물놀이 중에서 ‘징을 치면 장이 좋아진다’라는 속설이 있다. 징에서 들리는 소리가 인간의 장기 안에서 공명을 유발하여 건강에 좋은 자극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140Hz의 중년 남성의 목소리와 비슷한 징이나 80Hz의 낮은 진동수를 지닌 북소리는 저음이라서 귀가 아닌 가슴이나 몸, 머리로 진동을 느껴 촉감으로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징소리가 나는 근방에서는 소리공명의 강력한 힘(100 데시벨이상)을 진동으로 느끼게 되고 징의 고유한 공명주파수에 의해 신체 장기에도 자극을 주게 된다.(배명진, 소리로 읽는 세상, 김영사, 2013, p.165-166)
이렇게 소리는 보이지 않지만 에너지의 움직임으로, 우리 인체 내에서 여러 상황을 만들어낸다.
2023.06.20 - [음악 & 치유] - 소리의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