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Story

스카를라티와 쳄발로

정마에Zeongmae 2020. 3. 1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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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와 헨델과 같은 해에 태어난 도메니코 스카를라티는 1728년 페르디난도 6세(1746년 왕이 됨)와 결혼을 한 포르투갈의 왕녀 마리아 바르바라를 따라 스페인으로 이주했고 여기서 생을 마쳤다. 그는 최후의 작품이라고 여겨지는 소프라노와 현악기를 위한 [살바 레지나] 외에는 오로지 쳄발로곡 밖에는 작곡하지 않았다. 

카스트라토인 파리넬리의 주도로 더욱 호사스럽게 된 궁정 음악활동 가운데에서, 스카를라티의 작업은 1752년부터 57년 사이 여왕을 위한 마지막 쳄발로 소나타를 작곡할 때까지 꾸준히 지속되었다. 작은 규모의 음악 작품만을 작곡했지만 그 안에는 실로 엄청난 규모의 내용과 혁신적인 형식, 스페인에 대한 뜨거운 애정이 담겨 있다.

스카를라티의 단악장으로 구성된 555여곡의 쳄발로를 위한 소나타들은 스페인의 도시와 궁정, 농촌의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다채로운 감정과 삶의 모습을 담은 곡들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작곡가의 자필보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작곡가 생전에 출판된 것은 그 수가 대단히 적다. 

빈번한 양손 교차와 빠른 3도와 6도 진행, 대범한 옥타브 도약, 손가락 번호를 바꾸어가며 동일 음표를 반복적으로 누르는 것, 반대되는 선율의 변화를 통한 불협화음, 건반 전체를 빠르게 아르페지오로 연주하는 것 등등은 스카를라티의 독창적인 연주방법들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대 작곡가인 바흐나 대위법 스타일을 고수했던 선배들과는 달리 스카를라티는 고도로 장식된 단선율 스타일을 일반적으로 사용했다는 것 또한 그의 음악의 특징이다. 

오늘 소개하는 소나타 K.119는 매우 흥미로운 곡으로 8 / 3 박의 흥겨운 리듬에 독특한 트레몰로가 인상적이다. 화음과 화음 사이를 누비는 선율은 매우 우아하며 바로크를 초월한 감수성을 지녔다. 그러나 사람잡는 도약이 등장하므로 연주 난이도는 그야말로 엄청 높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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