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나눔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정마에zeongmae 2020. 3. 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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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뜰 때 집을 나선 사람들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날이 어두워지는데

봄이 올 때 피어난 순결한 꽃들
지금은 어디 있을까?
봄이 가고 있는데

벚꽃나무 흔들어 꽃잎 흩날리자 좋아하던 바람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꽃잎은 다 졌는데

'사랑한다'며 쪽지 전할 때 떨리던 손길
지금은 어디 있을까?
사랑은 끝났는데

'그래 같이 가자 기다릴게'
아무리 오래 기다려도 밉지 않던 친구
지금은 어디 있을까?
머리가 하얗게 세어 가는데

아침에 '생선 사라'고, 외치며 지나가던
작은 트럭 한 대
지금은 어디 있을까?
곧 봄이 올 것인데

바르게 살아라, 열심히 살아라
가르치시던 선생님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아직도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는데

푸른 꿈을 싣고 바다를 건너 육지로 향하던 연락선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이제는 돌아가고 싶은데
*-정용철'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잊는 것 보다
누군가에게 잊혀 진다는 건
더 서글픈 일,
그토록 소중하다던 우리네 인연이
마음이 멀어지고 몸이 떠나며
서로의 소홀함에 익숙해지더니
하나, 둘 그렇게 어디로 가버렸을까.

필연이라 믿고 생각하며 나누어 왔던
그 많은 웃음들과 수많은 인연들과
나는 또 얼마나 많은 헤어짐을 해왔었는지...

스치듯 지난 인연이라 애써 생각하며
담담한 표정 지어 봐도
불현 듯 떠오르는 기억의 얼굴들은
그리움의 조각별 되어 가슴에 박히고,
행여나 나를 찾지 않을까
이리 저리 흔적 뿌리고 다녀보지만
긴 세월 잦은 바람결에도
실낱같은 소식조차 없으니
아마도 나는 그들에게 이미 잊혀졌나 보다.

사람인지라 사람을 그리워하고
또 다른 인연을 만나고
또 다른 추억을 만들고
또 다른 이별을 하더라도
그 사람에게 내가 잊혀 졌다는 건
가슴 아프고도 서글픈 일이다.

Alison Balsom - Autumn Leaves (Les Feuilles Mortes) - Live in 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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