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 - 1897) 『헝가리 무곡』 21 Hungarian Dances, WoO 1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 - 1897)

『헝가리 무곡』 21 Hungarian Dances, WoO 1

   1852년 헝가리계 바이올리니스트인 에두아르드 레메니(Eduard Remenyi, 1828∼1898)가 함부르크에서 독주회를 가졌다. 당시 연주회를 본 19살의 브람스는 자신의 인생에서 새로운 문이 열리는 것을 경험했다. 그리고 다음해인 1853년 봄, 브람스는 레메니와 함께 연주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브람스보다 세 살이 많았던 레메니는 이미 음악가로서 인기를 얻고 있었고, 브람스는 레메니의 명성에 기대어 함부르크, 하노버, 바이마르, 뒤셀도르프 등 독일의 주요 도시에서 연주했다(그 시절의 브람스는 피아니스트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었다). 이 순회공연 중에 레메니의 소개로 평생을 함께 할 친구 요제프 요아힘(바이올리니스트)도 알게 되었다. 또한 브람스 인생의 중요한 두 개의 기둥으로 자리할 로베르트 슈만과 클라라 비크도 소개 받았으니 레메니와의 여행은 브람스의 운명을 결정지은 연주 여행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브람스가 레메니를 만나 그의 반주를 맡아 함께 연주회를 가지면서 헝가리 민족음악을 접하게 되면서 이때의 경험에서 나온 작품이 그 유명한 피아노 연탄곡 '헝가리 무곡'(Hungarian Dances, 1868 and 1880) 이다. 1868년에 1집(1∼5곡)과 2집(6∼10곡)을 비롯해 1880년에 3집(11∼1 6), 4집(17∼21)의 악보가 출판되어 엄청난 성공을 거둔 헝가리 무곡집은 에두오르드 레메니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훔쳤다고 저작권 침해에 대한 소송을 하면서 논란이 일었지만 브람스는 분명 그에게서 영감을 받아 곡을 구성해 악보를 출판하면서 작곡이 아닌 편곡이라 표기했으므로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후 브람스는 1880년 11번 곡(3집과 4집)부터는 민속 선율이 사용을 자제하면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대중적인 인기는 1858년부터 1868년 사이에 구성한 헝가리 무곡 1집과 2집의 초기 곡들이 많으며 헝가리 무곡의 엄청난 성공은 작곡가로서 브람스의 입지를 강화해 주었고 사람들은 집시풍의 음악에 지속적인 찬사를 보냈고 비록 집시 음악은 아니지만 드보르작의 유명한 슬라브 무곡(Slavonic Dances)도 이러한 브람스의 성공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전체 21곡으로 이루어진 헝가리 무곡은 원래 네 손을 위한 피아노 연탄곡으로 구성했으며 1872년 피아노 독주용으로 1집과 2집의 10곡을 브람스가 직접 편곡했고, 1874년에 1번, 3번, 10번등 3개의 곡만을 브람스가 관현악곡으로 편곡했을 뿐 나머지 18곡은 브람스가 아닌 다른 작곡가들에 의해 편곡되었다. 2번은 요한 안드레아스 할렌(Johan Andreas Hallen), 4번은 파울 유온(Paul Juon), 5번, 7번은 마르틴 슈멜링(Martin Schmeling), 8번, 9번은 한스 갈(Hans Gal), 11번∼16번은 알베르트 팔로(Albert Parlow), 17번∼21번은 안토닌 드보르자크(Anto nin Dvorak)가 몇 곡씩 나눠서 오케스트라용으로 편곡했다. 브람스에 의한 오케스트라 구성은 피콜로, 플루트 2, 오보에 2, 클라리넷 2, 파곳 2, 호른 4, 트럼펫 2, 팀파니, 트라이앵글, 큰북, 심벌즈, 현5부이다. 초연은 브람스가 오케스트라로 편곡한 세 곡의 경우 1874년 2월 5일 라이프치히에서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브람스에 의해 이루어졌다. 네 손을 위한 연탄 곡은 1번곡부터 10번곡까지 1868년 11월 1일, 11번곡부터 21번곡까지는 1880년 5월 3일에 각각 브람스와 클라라 슈만에 의해 초연되었다.

   주요 선율은 헝가리의 무곡형식 차르다시가 사용되었고, 순정, 우울, 비애를 나타내는 라단조와, 넘치는 정력, 야성, 광분을 나타내는 빠른 프리스카조의 두개가 교묘하게 안배되어 곡의 기복에 따라 변화한다. 집시 특유의 선율과 리듬을 구사하여 당시 사회에 유행하던 토속적인 것에 대한 동경을 충족시켰고 이 가운데 제5번 f단조, 제6번 D장조가 유명하다. 헝가리 무곡은 대체로 애수 가득한 느린 서주(Lass)로 시작하고 2박자의 빠른 패시지로 돌입하는 전형적인 차르다시인데, 집시의 애환과 우수가 깔린 느린 부분은 진한 노래로 굽이치며 빠른 부분은 발꿈치를 들리게 하고 머리칼이 서게 할 만큼 싱그러운 흥취로 솟구친다.

   헝가리 무곡은 브람스에게 있어 작곡가로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던 그 어떤 상징성을 가지는 작품이며 이들 21개의 헝가리 무곡 중 유일하게 브람스의 피아노 연주로 1889년 12월 2일 실린더 레코딩 방식으로 녹음된 곡이 알레그로 몰토(Allegro molto)의 템포 지시어가 있는 헝가리 무곡 1번이며 오늘날 바이올린, 피아노, 관현악 등 다양한 버젼으로 연주되는 대표적인 '헝가리 무곡 레퍼토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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