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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께 피하리 (Psalm 11) — 흔들림 속의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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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순간이 있다.
기둥이 흔들리고, 마음의 의지가 사라질 때, 사람들은 말한다. “도망치라, 피하라, 다른 곳을 찾아라.” 그러나 시편 11편의 시인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는 세상의 혼란 속에서 단호히 고백한다. “내가 여호와께 피하였도다.”
이 한 문장은 두려움과 믿음이 맞서는 경계에서 터져 나온 영혼의 언어이자, 절망의 끝에서 피어난 확신의 노래다.

〈주께 피하리〉는 그 고백을 오늘의 언어와 감성으로 옮겨 담은 곡이다. 이 노래는 단지 신앙의 진술이 아니라, 흔들리는 마음을 가진 한 사람이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린 이야기이기도 하다.
피아노의 따뜻한 울림과 섬세한 보컬의 결이 서로 맞물리며, 고요한 기도의 호흡처럼 흐른다. K-pop의 서정성과 R&B의 깊은 감정선을 품은 이 곡은,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믿음을 감성으로 번역한다. 그 안에는 화려한 기술보다, 오히려 여백이 있다. 한숨과도 같은 쉼표, 말로 다 할 수 없는 내면의 떨림이 음악 속에서 자리를 잡는다.

브릿지로 넘어가면 세상이 여전히 요동치고 있지만, 노래는 절망이 아니라 평안을 이야기한다.
“주께 피하리.” 이 말은 두려움의 언어가 아니라, 믿음의 본능적인 반응이다. 도망이 아니라 방향이고, 포기가 아니라 의탁이다. 그리하여 마지막 아웃트로에 이르면 모든 악기와 소리가 천천히 사라지며, 오직 고요와 평안만이 남는다. 그 순간 노래는 끝나지만, 마음의 울림은 오래 남는다.

〈주께 피하리〉는 결국 믿음의 가장 순수한 형태를 담고 있다. 이겨내는 힘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주께 피하는 용기일지도 모른다. 세상이 흔들릴수록, 우리는 더욱 깊이 숨을 곳을 찾게 된다. 그리고 그 숨을 곳은 언제나 한곳, 변함없이 우리를 품으시는 주의 품이다.

그 노래는 오늘도 조용히 흘러가며 말한다.
“세상이 흔들려도, 나는 주께 피하리.”

[시편 11편] 주께 피하리 https://youtu.be/zSK3eGAnZGo?si=1-Dm2j2T40lPs3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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