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나눔

남은 나를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정마에zeongmae 2018. 9. 1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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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부와 권력을 가지고 있던 핫산은 

어느 날 모든 것을 버리고
현자인 랍비를 찾아가 그의 문하생이 되기로 결심한다.
핫산은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스승은 그가 아직도 속세에서 가졌던 오
만함을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늘 안타깝게 생각했다.

핫산이 속해 있던 높은 계급의 특권이나
부의 잔재가 아직도 그의 의식 속에 남아 있었다.
그에게 작은 깨달음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한 스승은
그를 불러 말했다.
"핫산아, 시장에 가서 양의 내장을
40Kg만 사오도록 하여라.
그러나 반드시 등에 메고 돌아와야 한다."

핫산은 즉시 마을의 한쪽 끝에 있는
시장으로 달려갔다.
핫산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내장을
어깨에 메고 걷기 시작했다.
흘러내리는 핏물은
순식간에 핫산의 머리에서 발끝까지
얼룩지게 만들었다.
그런 험한 몰골로
마을의 절반을 가로질러 돌아가야 하는 핫산은
난감한 심정이 되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아직도
돈 많은 세력가로 알고 있었으므로
길에서 사람들을 마주칠 때마다 핫산은 무관한 척,
태연한 척 걷고 있었지만
속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모욕감으로 얼룩져가고 있었다.
그만 때려치우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이왕 시작한 것, 끝을 보고 말겠다는 오기가 생겨 꾹 참았다.

핫산이 힘겹게 사원으로 돌아왔을 때,
스승은 내장을 부엌으로 가져가서 요리사에게 전해주고
모든 제자들이 함께 나누어 먹을 수 있도록
수프를 끓이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요리사는 그렇게 많은 양의 내장을
끓여낼 만한 큰 냄비가 없다고 말했다.
"그게 문제란 말인가?"

핫산을 바라보면서 스승이 다시 말했다.
"핫산아, 지금 당장 정육점에 가서
큰 냄비를 빌려오도록 하라."

정육점은 마을의 반대편 끝에 위치해 있었다.
핫산은 피로 얼룩진 흉측한 모습으로 이번엔
반대쪽 마을을 가로질러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길에서 사람을 마주칠 때마다 심한
모욕감으로 얼굴이 달아올랐다.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핫산은
또 몇 번이고 그만둘까 망설였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얻는 게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아
이를 악물고 스승이 시킨 대로
커다란 냄비를 가지고 돌아왔다.
그리고는 투덜거리면서 더러워진 몸을 씻으러
부리나케 세면장으로 달려갔다.

얼마 후 스승은 핫산을 다시 불러 말했다.
"핫산아, 지금 당장 시장으로 가거라.
그리고 길에서 시람들을 만나면
혹시 등에 짐승의 내장을 지고 가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지 물어봐라."

핫산은 스승이 시키는 대로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혹시 조금 전 등에 짐승의 내장을 지고 가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느냐' 고 물어보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런 광경을 본 적이 없다거나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핫산이 사원으로 돌아오자 스승은
이번에는 정육점 방향으로 가면서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하라고 했다.
이번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피로 얼룩진 채 큰 냄비를 들고 가는
사람을 아무도 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핫산이 이 얘기를 스승에게 전하자
스승은 말했다.
"핫산아! 이제 알겠느냐?
아무도 너를 보았거나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너는 사람들이 형편없는 네 모습을 보고
비웃을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사실 아무도 네 모습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다만 네 스스로가 남의 시선을 대신하여
네 시선으로 너를 바라보았을 뿐이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며 사는 삶이 아닌
자신을 의식하며 사는 삶이 되도록 하라."

핫산은 스승의 말씀에 큰 깨달음을 얻었다.
저녁이 되자 스승은 큰 잔치를 준비하고,
모든 제자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은 뒤
이렇게 말했다.
"자, 마음껏 들라. 이 수프는 핫산의 자존심과 명예로 만든 수프이다."

남을 의식하면서
겉모습만 치장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주는 이야기이다.
간혹 체면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인생사를 그릇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또 남의 눈을 너무 의식해 겉모양에만
신경 쓰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각기 살기 바쁜 세상에
남은 나만큼 나 자신을 생각해 주지 않는다.
우리가 의식하고 있는 남의 시선은
실제로는 자신의 시선이다.

따라서 남에게 거절을 당했다고
창피하게 생각하지 말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나의 마음이지
다른 사람은 절대로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니 그런 생각을 할 시간도 감정도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주위 사람을 의식해서 일하지 말고
나 자신을 생각하면서
계획된 목표를 향해 매진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삶이어야 행복해진다.


✱-결혼 10년을 맞이한 부부가 있었다.
이들은 부부 사이가 매우 좋아서
겉으로는 퍽 행복해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 되는 사람이 랍비를 찾아가
이혼을 허락해 달라고 요구했다.
랍비는 그 부부들을 이미 알고 있었던 터라,
설마 부부 사이가 불편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였다.

사정인즉, 부부 사이에 아이가 없어
그들은 친척들로부터 이혼할 것을 강요 받아왔다는 것이다.
유태의 전통에 의하면,
결혼한 지 10년이 되어서도 아이를 얻지 못하면
이혼 조건이 성립된다.
그러나 이들 부부들은 헤어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가족들과 친척들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남편은 어쩔 수 없이 랍비를 찾아가 의논하게 되었다.

두 부부가 함께 랍비를 찾아갔을 때도
랍비는 두 사람의 진정한 사랑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랍비들은
이혼 건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인 것이다.
왜냐하면, 한 번 결혼에 실패한 사람은
다시 재혼하여도 똑같은 실패를 되풀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와 이혼을 하더라도
아내에게만은 굴욕감을 주지 않고
평온한 가운데 헤어지기를 바랬다.
그래서 랍비는 <탈무드>에서의 요령을 쓰기로 하였다.

먼저 아내를 위한 성대한 잔치를 베풀고,
거기에서 지금까지 함께 살아오면서 보여준
아내의 훌륭했던 점을 자랑하고,
아내로 하여금 많은 사람들 앞에서
직접 인사말을 하도록 하였다.
이들 부부는 서로 싫어서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정을
명백하게 밝히고 싶어서였다.
랍비는 그에게 해야할 말을 귀 뜸해주어 유도하였다.

남편은 이제 헤어져야 할 아내에게
무엇인가 선물을 주고 싶은데,
그것은 아내가 계속해서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어 하는 것을 주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랍비는 잔치가 끝나면
아내에게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주겠다고 말하게 하였고,
아내에게도 똑같이 말하도록 권유하였다.
잔치가 끝나자 남편이 아내에게
간직하고 싶은 것을 하나만 말하라고 하였다.

다음날 랍비가 자리를 같이 한 자리에서
아내는 남편에게 원하는 것을 한가지만 요구하게 되었다.
아내는 곧 '남편'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들 부부는 헤어지지 않았고,
그 후 아이까지도 낳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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